“자기야 왜 그래?”
A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영화관에 들어올 때까지 선명했던 혈색이 아픈 사람처럼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다. A는 입을 앙다문채로 눈만 굴려 나를 바라봤다. 내가 서둘러 손을 잡았다. A의 손이 시릴 듯 차갑다.
“자기 아파?? 사람 불러올까?”
내 말소리에 극장을 나가려던 다른 관객들이 우리 쪽을 바라봤다. “왜 그래요?”, “괜찮아요?” 같은 걱정의 말소리가 들렸다. A는 천천히 손을 들어 나를 제지하며 겨우 입을 뗐다.
“...아냐, 잠깐 어지러워서 그래. 괜찮아.”
A는 내 손을 잡고 겨우 부축을 받아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 모습에 사람들은 걱정하는 눈치는 그대로였으나 발걸음을 옮겨 다시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A는 걷기 시작했지만, 그 모습이 매우 부자연스럽고 불편해 보였다.
“걸을 수 있겠어? 병원 갈까?”
“병원까진 아니고... 진통제 하나 먹으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나는 영화관 밖의 의자에 A를 앉혀 놓고 급하게 근처 약국을 찾았다. A의 증상을 생각하면서 어떤 약을 사야 할지 고민하다 진통제, 두통약, 소화제 등 얼굴이 하얗게 질릴만한 병의 약들을 모두 샀다. 그리고 서둘러 영화관에 돌아와 보니
A는
의자에
앉은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스토리텔러 : 박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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