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91] 4891 :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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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매번 B와 이 가게에 올 때 주문하는 메뉴를 시켰다. 그리고 B의 출장이 끝난 것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가격이 있는 와인도 주문했다. 종업원은 은 쟁반에 와인과 와인잔을 두 잔 서빙해주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하려나, B가 쓴 기사를 보면서 이야기하면서 의견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은 우리에게 데이트 일정 중 하나가 되었다. 이 정도면 기사를 쓴 사람에 B뿐만 아니라 내 이름도 적어야 하지 않을까? 같은 생각이 장난으로 들었다.

 

 어느 정도 기다렸을 때, 가게 입구에서 B의 모습이 보였다. 나는 일어나 B에게 다가가 가방을 들어주었다. B기다렸어?” 라고 말하며 웃옷을 의자에 걸었다. 나는 그 말에 고개를 저었다. 내 입으로 말하기 좀 그렇지만, 이때 나는 꽤 신사적이었던 것 같다.

 

 음식이 나오고 나는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고 있던 중, B는 가방에서 태블릿을 꺼냈다. 자신이 쓴 기사를 한시라도 빨리 보여주고 싶은 듯한 얼굴이다.

 이번 B가 쓰는 기사의 주제는 AI였다. 나는 데이터 센터에서 일하는 만큼 AI의 도움을 자주 받는 입장인지라 AI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알려주었다. 반면 B는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는 모양이다.

 AI는 현재로선 인류 과학력의 집합체이다. 미래엔 그보다 더 멋진 발명품이 나올지도 모르지만, 지금으로선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나는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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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 박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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