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한 시간이 다 되었을 때 나는 B와 함께 영화관으로 향했다. B는 팝콘과 핫도그 같은 음식을 사러 매점으로 향했다. B는 안 그래 보이지만 의외로 식탐이 많다. 많이 먹지는 못하는 거 같지만. 덕분에 B가 남기는 음식은 모두 내 차지다.
나는 B에게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볼일을 보고 손을 씻던 도중이었다.
「 A, 」
어디선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자 같은 목소리여서 화장실 밖에서 B가 나를 부르는 건가 싶었다.
「 A, 」
...아니다. 여자인 듯, 남자인 것도 같은 목소리다. 아무튼 B의 목소리와는 확연히 달랐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고 화장실 칸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 누가 저 부르셨나요?”
화장실 안은 조용했다. 물 내리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 칸에서 나왔지만 나를 보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지나갔다. 저 사람은 분명 아니겠지.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자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화장실에서 나왔다. B는 매점 근처의 의자에서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자기야 혹시 자기가 화장실 밖에서 나 불렀어?”
“아니? 난 여기서 계속 기다렸는데. 왜?”
“누가 날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기분 탓인가?”
혹시 아는 사람이 나를 부른 건가 싶어 턱을 만지며 B와 함께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익숙한 얼굴은 한 명도 없었다.
“... 기분 탓이었나 봐.”
“... 그래? 아 주문한 거 나왔다. 들어가자!”
(스토리텔러 : 박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