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닥, 타닥 타다닥,
아침부터 분주하게 울리는 자판 소리의 원인을 나는 창문 너머로 지켜본다.
A가 실종된 후의 B는 요 근래 계속 기사를 쓰는 일만 하고 있다. 밥도 제대로 먹지 않는 거 같다. 일에만 매달리는 모습은 마치 A를 만나기 전의 모습 같다.
가끔 친구들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는 거 같긴 한데, 모두 거절했다 최대한 아무렇지 않다는 말투로. 사실 위로가 절실했지만, 저번에 친구들을 만난 후로 더 이상 자신의 문제 때문에 친구들에게 폐를 주는 일을 피하려고 하는 거 같다.
친구들은 절대 폐가 아니라고 말할 것이라 나는 생각했지만.
B의 자판 소리가 멈추고 마우스 소리가 분주해졌다. 일이 모두 끝난 모양이다. 크게 기지개를 펴고 이쪽을 바라본다. 그 눈에는 힘이 없지만, 나와 눈이 마주치자 약간의 미소가 올라왔다.
그리고 전화벨이 울렸다. 발신인은 공중전화. 예정대로다.
“네, 동산 일보의 B기자 입니다.”
전화 너머에서 사람 말소리가 들려온다. B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경악한 얼굴이다. 떨리는 손으로 휴대전화의 음성을 스피커로 돌렸다.
“... 정말, 정말 너야 A...?”
“B, 내 목소리 잊어버린 거야? 정말 나야, A”
(스토리텔러 : 박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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