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91] 4891 : 흰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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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 타닥 타다닥,

 

 아침부터 분주하게 울리는 자판 소리의 원인을 나는 창문 너머로 지켜본다.

 A가 실종된 후의 B는 요 근래 계속 기사를 쓰는 일만 하고 있다. 밥도 제대로 먹지 않는 거 같다. 일에만 매달리는 모습은 마치 A를 만나기 전의 모습 같다.

 

 가끔 친구들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는 거 같긴 한데, 모두 거절했다 최대한 아무렇지 않다는 말투로. 사실 위로가 절실했지만, 저번에 친구들을 만난 후로 더 이상 자신의 문제 때문에 친구들에게 폐를 주는 일을 피하려고 하는 거 같다.

 친구들은 절대 폐가 아니라고 말할 것이라 는 생각했지만.

 

 B의 자판 소리가 멈추고 마우스 소리가 분주해졌다. 일이 모두 끝난 모양이다. 크게 기지개를 펴고 이쪽을 바라본다. 그 눈에는 힘이 없지만, 와 눈이 마주치자 약간의 미소가 올라왔다.

 

 그리고 전화벨이 울렸다. 발신인은 공중전화. 예정대로다.

 

, 동산 일보의 B기자 입니다.”

 

 전화 너머에서 사람 말소리가 들려온다. B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경악한 얼굴이다. 떨리는 손으로 휴대전화의 음성을 스피커로 돌렸다.

 

“... 정말, 정말 너야 A...?”

 

“B, 내 목소리 잊어버린 거야? 정말 나야,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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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 박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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