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91] 4891 : 기적(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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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내 일생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기자 일을 할 때 인터뷰를 위해 달리는 것보다 더 빠르게 달렸다. 목적지는 A와 추억이 가득한 식당이다.

 제보자일 것이라 생각한 모르는 번호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틀림없는 A였다. 처음엔 당혹스러움, 그리고 이어지는 의구심과 불안. 보이스 피싱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AI로 사람의 목소리를 재현하는 건 요즘 세상에 어려운 일도 아니다. 설마 A를 잡아간 사람들이 걸어온 전화라면...

 

“A, 지금 당장 만나자. 우리가 자주 가던 식당 알지? 거기서 만나.”

 

, 알았어 바로 갈게.”

 

 전화 너머의 A는 고민하는 기색도 없이 승낙했다. 나는 설마, 정말 설마 하는 마음으로 바로 집에서 나섰다. 기대와 불안, 초조함으로 몸이 붕 뜬 것 같다.

 '어글리 오븐'에 도착한 나는 바로 뛰어 들어갔다. 요란한 문소리에 놀란 종업원이 익숙한 단골인 나의 얼굴을 보고 자세를 바로 한 뒤, 인사를 했다. 하지만 지금 나에겐 그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매번 우리가 앉는 좌석엔 아무도 앉아있지 않았다. 다른 좌석을 둘러봐도 내가 그토록 만나고 싶어하던 사람의 모습은 없다. 머리에 피가 솟으면서 온몸의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래, 그럴 리가. 실종된 지 일주일이 넘었다. 이제와서 돌아온다는 것도 웃기는 이야기다.

 

 나는 실성한 것처럼 쓰게 웃었다. 그리고 뒤돌아 가게에서 나가려던 순간 가게 문이 열렸다. 들어온 사람을 보고 나는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B, 오랜만이야. 빨리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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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 박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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