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A는 A가 실종되던 날에 앉았던 자리와 똑같은 자리에 앉았다. A를 다시 보고 느낀 감정은 기쁨, 안도, 감격. 그리고 생각보다 멀쩡해 보이는 A를 보고 느낀 감정은 분노, 심란함, 후련함이었다. 나는 내 앞에 앉은 A에게 화를 내듯 그날부터 여태까지 어디서 무얼 했냐고 따지기 시작했다.
다시 만나면 사랑한다던가, 그때 혼자 둬서 미안하다던가 같은 이야기를 해주려고 했던 것 같은데, 나는 눈물이 나올 것 같은 것을 꾹 참고 A에게 큰 소리로 화를 냈다.
A는 미안하다며 나의 손을 붙잡고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표정을 하며 여태 있었던 이야기와 그날 사라졌던 이유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날 발작이
일, 일, 일어나서,
걱 정 되는 마음에
집?을 나왔 어
일, ? 주일 동안
아, 아, 별, 아무일 없었고
이, 젠? 괜찮아.
정말 미안해 B.”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터무니없는 이유였지만 A의 말은 나름 타당성은 있었다. 그리고 A의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에 답답했던 내 마음은 점점 풀어져 갔다. 그의 이야기에는 아직 해명 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내 앞에 있는 것을 틀림없는 A다. 그를 믿지 않으면 누굴 믿어야 할까.
나와 A는 이후 경찰서에 찾아갔다. 나에게 마음의 준비를 해달라고 했던 경찰은 A를 보고 무척 놀라더니 뒤이어 나를 포옹하면서 수고하셨다고 격려해 주었다. 그때 여태까지 참았던 눈물이 울컥 쏟아져 나왔다.
A는 신원 확인과 실종 경위 조사를 간단하게 받고 증거품으로 경찰이 수거한 물품들을 돌려받았다. 내일부터 A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텔러 : 박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