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91] 4891 :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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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달에만 사이렌 소리를 몇 번이나 듣는 걸까.

 나는 정신없이 A의 출혈을 멈추기 위해 칼이 꽂혔던 부위를 찢은 옷으로 압박했다. 천 너머로 계속해서 피가 흘러나왔다. 구급대원들이 우리를 발견하고 심각한 상태의 A를 들것으로 구급차에 옮겼다.

 

구급차에서 구급대원들은 서둘러 A의 상처 부위에 응급처치를 했다. 한 대원이 A의 어깨를 계속 두들기며 말을 걸었다.

 

환자 분, 환자 분. 이쪽 보세요.”

이름이 뭐예요, 몇 살이세요?”

눈 크게 뜨세요. 주무시면 안돼요.”

 

 병원에 도착하고 A는 응급실에 들어갔다. 멍하니 문 앞에 서있는데 한 의료인이 나에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그제야 내 손과 옷이 피범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분명 괜찮을 거야. 저번에도 응급실에 왔지만, 별거 아니었잖아? 바로 퇴원도 했고, 분명 가볍게 찔린 걸 거야 분명.


 믿지도 않았던 신에게 기도하듯 떨리는 손을 모아 중얼거리고 있는데 한 의료인이 나에게 다가왔다. 나는 고개를 들어 그의 입을 쳐다 보았다


제발 저 입에서, 환자가 깨어났다는 말이 나오기를.

 

 

“...보호자분, 유감스럽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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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 박채은)

본 저작물의 모든 권리는 박채은에게 있습니다. (Ⓒ박채은, 2024)